삶, 묵상2018. 8. 27. 05:52


누군가는 책을 읽는 행위를 '(지긋지긋한) 공부'와 같은 자리에 앉혀놓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 갓 태어난 인간?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다. 아침과 낮의 공기가 주는 느낌이 다르고 심지어는 냄새조차 다르다는 걸 '처음 세상에 왔던 나'는 민감하게 느꼈을 것이다. 새벽 안개가 살갗을 감싸는 느낌에 신비함을 느끼기도 하고, 새소리와 함께 올라오는 풀내음의 조화에 놀라기도 했을 것이다. 새로운 것, 새로우면서 좋은 것, 새롭기도 하고 좋기도 한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달리 보면 그것은 만남의 축복이다. 새로운 것을 만나는 즐거움, 신선함, 때로는 경이, 그 모든 것이 좋은 새로운 것을 대할 때 겪는 우리의 영적, 정신적 상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몸이 자라고, 세상에서의 삶을 시작한지 7, 8년이 지난 후부터 강요에 의한 만남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만남에 대한 즐거움은 사라진다. 억지로 무언가를 만나야 하는 일은 고되다. 우리는 그것에 '공부'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벽을 쌓아간다. 공부는 책을 읽는 행위로 대표되고 당연히 우리는 책으로부터 등을 돌린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는 새로운 것을 만나는 즐거움을 거세 당한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유명한 글귀처럼, 무언가를 깨닫는다는 것, 무언가를 다양하게 느껴본다는 것은 삶을 풍성하게 하고, 사람을 지혜롭게 만든다. 불로 모든 게 재가 되고 난 후에 불을 조심해야 한다는 걸 깨닫는 것은 슬픈 일이다. 행복의 조건을 다 잃어버린 후에야 행복을 지키는 일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은 슬픈 일이다. 

스파이 게임이라는 영화에서 로버트 레드포드가 그의 비서 글래리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노아가 언제 방주를 지었다고?" 글래리스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리고 로버트 레드포드가 대답한다. "비가 내리기 전에."


나는 내가 읽어보지 못한 모든 책을 내가 아직 걸어보지 못한 '새로운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새로운 길이자 새로운 만남이다. 일 인분의 인생밖에 주어지지 않는 인간에게 천 인분, 만 인분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만나고 사색할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선물. 그것이 책이고, 독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미래를 살 수는 없지만, 현재를 지혜롭게 살 수는 있다.

우리는 미래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먼저 아는 지혜'로 잘못된 선택을 피할 수 있고, 더 나은 내일을 만날 수 있다.

책을 통해서. 좋은 책들을 읽음으로서 말이다.


youtube : https://www.youtube.com/channel/UCXbdgLjkg7QQxFqAglMiJ0Q



'삶,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묵상] '내 인생의 코끼리 한 마리'를 적는 일  (0) 2018.08.30
[묵상] 사람은 평생 열 살을 산다.  (0) 2018.08.28
[묵상] 독서의 이유  (0) 2018.08.27
[묵상] 시간은...  (0) 2018.08.22
[삶] 죽고 싶은 날  (0) 2018.08.17
[삶] SLOMO 아저씨 이야기  (0) 2018.08.03
Posted by 소설읽어주는남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