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묵상2018. 9. 12. 01:22




가끔. 고된 노동이 괴로울 때마다,

노동의 단순함이 지겨워질 때마다,

지속되는 노동의 의미를 도무지 찾을 수 없을 때마다,

'노동은, 예배다' 라는 말을 떠올리곤 한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크고 작은 죄를 짓는다.

그것이 세상이 정한 도덕 속의 것이든, 종교적 배경을 지닌 것이든, 혹은 스스로의 양심에 위배되는 것이든... 아무튼 그 모든 죄.


물건을 훔치는 일.

내 마음 속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일.

관계 안에서의 믿음을 저버리는 일.

혀에 날을 세우고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일.

거친 행동으로 나 또는 나 아닌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일.

이 모든, 그 모든 죄...


노동이 고될 때마다 나는 생각했었다.

내 노동이 만약 예배라면, 나의 예배는 속죄의 예배일 것이라고.

나의 삶이 남에게 입힌 상처에 대해 스스로 고백하고, 내 발로 형장에 걸어나와 주어진 벌을 달게 받는 속죄의 예배.

그 예배의 시간 내내 생각했었다.

이제는, 이 만큼의 죄의 무게도 감당해낼 수 없다는 걸 깨달을 만큼 살았으면, 알고 짓는 죄는 저지르지 않는 여생이 되자고.

뼈를 깎는 속죄를 거듭 반복하는 어리석음으로 남은 인생을 끝내지는 말자고. 완전히 망친 그림은 되지 말자고.


아내의 낡은 구두가 눈에 들어올 때마다,

큰 아이의 눈동자 속에 그늘이 질 때마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예배를 드리러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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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설읽어주는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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