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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는 아카시아나무를 바다 건너 사막에 선물하기를 원했다. 유언이었다. 그것은 실제로 가능한 일이기도 했고, 동시에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나무를 배에 올리고 내리는 일이나, 바다 건너 사막에까지 싣고 가는 일은 가능했지만 사막을 건너서 노파가 정해놓은 자리까지 나무를 운반하고 나무를 심는 일은… 아니, 대체 사막에 어떻게 나무를 심는단 말인가? 하지만 선장은 유언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어쩌면 그것은 이미 거절의 여부를 가진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제는 소리 내어 말할 수도, 남긴 유언을 철회할 방도도 없는, 노파의 마지막 부탁이었다. 노파의 죽음을 아쉬워하며 슬픔에 잠길 새도 없이 내 심장은 떨리고 있었다. 사막에 닿을 길이 열린 것이다. 선장은 선원들의 동의를 구해야만 했다. 세간의 소문에 사막은 한 번 들어간 자는 다시 나올 수 없는 금단의 땅으로 여겨졌고, 다른 선원들 역시 알고는 떠나지 않을 게 분명했다. 노파의 장례식은 온실에서 열렸다. 이웃들과, 노파와 가까이 지냈던 이들, 즉 옛 화원의 동료들과, 선창가의 일용직 노동자들과, 동네 가게의 주인들과, 도리스 호의 선원들이 모였다. 짧은 묵념 후에 선장은 노파의 유언장을 읽었다. 유언장에는 온실에 남아있는 화초의 목록과 각 화초의 주인이 될 사람들과 가게의 이름이 적혀있었고, 아카시아나무 옆에는 구멍바위라고 적혀있었다. 구멍바위…. 어린 시절 노파의 집이자 지붕이었던 곳이며, 노파의 영혼의 고향이기도 한 곳. 사람들의 표정이 불 속에 던져진 마른 낙엽처럼 하얗게 부스러졌다. 그들에게는 사막에 대한 동경이나 향수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들에게 사막은 그저 먼 곳이고, 생존하기 힘든 곳이고, 가면 돌아올 수 없는 땅일 뿐이었다. 선장의 동공 속에서 바위가 가라앉고 있는 듯했다. 그는 그곳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곳, 그 자리에 묻힌 어머니의 슬픔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알고 있는 것이다. 선장은 고개를 들고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선장의 눈동자에 들어온 눈동자들 중에 어머니의 슬픔을 껍질이라도 핥아보려는 의지를 가진 눈동자는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고개를 숙였다. 선장이 입술을 열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선장의 얼굴로 모여들었다.

“아마 어머니도 괜찮으실 겁니다.”

노인들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저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사막에 가려고합니다. 같이 가실 분이 계시다면….”

아무도 주위를 둘러보지 않았다. 아무도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선원들이 하나둘 손을 들었다. 노인들 중에서도 몇몇이 손을 들었다.

선장이 손을 든 사람들에게 물었다.

“왜 사막에 가려고 하십니까?”

선장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안 그래도 돌덩이 같아 보이는 턱이 더욱 울퉁불퉁하게 불거졌다.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이 사형선고를 앞둔 죄수의 얼굴처럼 어두워졌다.

한 노인이 주름진 입술을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아카시아나무가 자라는 걸 보면서 살다가 죽으면 되지.”

선장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큰 배를 사야겠군요.”

장례식은 짧게 끝났다.

Posted by 소설읽어주는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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