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온 것 같다.
정확히는 초등학교 5학년 시절부터다.
죽음 너머의 세상, 죽음 너머의 삶에 상상력이 미치지 않아 미칠 것 같은 마음으로 매일 밤을 뜬눈으로 새웠었다. 대체 무엇이 있을까, 그곳엔. 이곳의 우리처럼 누군가가 살고 있을까. 그곳은... 정말 있을까? 같은 생각으로. 하지만 늘 ‘알 수 없음’, 즉 무지의 괴로움으로 인한 고통의 더께만 쌓여갔다. 그리고 지금의 나 역시 그곳에 대한 믿음만 있을 뿐, 실제로 그곳이 있는지,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천국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품는다.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은 나라.
얇게 입어도 춥지 않고, 허름하게 입어도 부끄럽지 않은 나라.
욕할 일이 없어서 욕할 일 없는 나라.
폭력에 대항하기 위해 또 다른 폭력을 쓰지 않아도 되는 나라.
경쟁을 위해 서로를 밟지 않아도 되는 나라.
사랑 받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사랑 받고, 사랑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사랑하게 되는 나라.
나는. 천국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천국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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