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묵상2019. 6. 23. 18:51

https://youtu.be/i_unpEL6psk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만 무려 2,000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남이 빼앗은 목숨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한 자살로 말이죠. 2,000명이라는 숫자는 거의 재앙에 가깝습니다.

책이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는 건 참 무서운 일입니다.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힘을 가졌으니 인간의 글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졌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 오늘 제가 이야기할 것은 바로 자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주어진 대로 살다가 삶을 마감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생명이 왜 이곳에 던져지는지 모르는 채 인간으로 살아가고,

삶은 삶이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치열합니다.

먹어야 살고,

잠을 자야 그 다음 날을 살고,

적응해야 살고,

일을 해야 삽니다.

인간에 대해 가장 많은 부분을 설명하고 있는 성경조차도 태초의 인간을 제외한 나머지인 우리에 대해 죄인으로 왔다고 말할 뿐, 왜 이곳에 오고, 어디로부터 오는지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삶은 그저 주어지고,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본능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삶을 이어가기를 원합니다. 심지어는 고통스런 삶조차도 여전히 삶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삶의 모서리마다 도사리고 있는 고통은 우리에게 죽음의 공포를 뛰어넘어 자살을 선택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끈을 자르고,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혹은 아무것도 없는 무의 세계로, 혹은 존재할지도 모를 다음 세상으로 떠납니다.

 

저의 첫 자살 시도는 초등학교 5학년 때였습니다.

저에게 삶이 주어지고 반세기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주었던 사람의 죽음을 목격하고 난 후였습니다. 그녀의 관이 땅속으로 내려가는 순간에 그 관 위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녀가 없으면 나도 없다.라는 생각이었거든요.

하지만 삶은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어져갔습니다. 화상처럼 엉킨 상실의 상처는 수시로 목숨을 끊으라고 속삭였고, 저는 그때마다 실패했습니다.

마지막 시도는 스물아홉 살 때였고,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저는 자살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습니다.

삶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글이나 말은 저에게 언어유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설득당하지 않는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설득당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자살 시도 후에 어머니가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유 없이’ ‘그냥 살아달라. 그게 어머니의 소원이라고.

하필 그날 왜 그런 대답을 했는지 지금도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그러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살아 있습니다.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그래서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걸 조금 망설였습니다만.

 

삶의 이유는 삶 속에서 얻게 됩니다.

그걸 얻는 날짜와 장소와 시간은 모두 다를 겁니다.

찾으려고 해서 찾을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만, 찾으려고 애쓰면 찾을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제가 확신하는 한 가지는, 가장 정확한 삶의 이유는 각자만의 고유한 영역이라는 겁니다. 그것은 시나 명언 속에 있지 않고, 철학이나 소설 속에도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직 자신의 영혼 속에서만 나오고, 그 이유로 인해 삶을 끝까지 경주하는 것도 결국 자신뿐입니다.

 

20188월 말의 일기를 읽어보겠습니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창가에 앉아계시던 어머니가 독백처럼 읍조렸던 말이 기억난다.

'오늘 같은 날 죽으면 참 좋겠다...'

어제가 나에게는 그런 날이었다.

대지를 달구던 불길이 잠잠해지고 차가운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첫날.

가을이 시작되는 날에 세상에 왔으니, 가을이 시작되는 날에 세상을 떠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어제처럼. 나는 다시 죽음을 생각해본다.

 

. 그렇습니다.

지금도 가끔 죽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왜 삶이 끝날 때까지 살아야 하는가?

왜 생명의 끝까지 매달려있어야 하는가?

 

저는 이제 저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를 압니다만,

굳이 모르는 채로도 살 수 있습니다.

제 어머니의 부탁처럼. ‘이유 없이’ ‘그냥살아가면 됩니다.

 

자살을 생각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이유 없이’ ‘그냥조금만 더 살아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삶의 이유를 깨닫게 되는 것은,

삶을 이어간 자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고,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반드시 나에게 전해지는 소포 같은 것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자살이 답인가?에 대한 이야기.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

 

[Suicide is the answer? a way to turn one's back on life, to go beyond it.]

 

Goethe's young Werther's grief has killed as many as 2,000 people in Europe alone, including Germany. It's not someone else's life, it's a self-determined suicide. The number 2,000 is almost a disaster.

It's scary that books can kill people. Now that you have the power to save and kill people, you have to admit that human writing has the power to be reckoned with.

Yes. What I'm going to talk about today is suicide.

 

Many people end their lives by living their lives as they were given.

And many people take their own lives

 

We live as humans without knowing why our lives are thrown here.

Life is intense from the moment life begins.

Eat and live.

You have to sleep to live the next day.

You have to adapt to live.

I have to work.

Even the Bible, which describes the most about humans, tells us that we're sinners, except for the original humans, but it doesn't tell us why we're here, where we're coming from.

Life is just given, and it doesn't explain anything.

Our instincts are fear of death and we want to continue our lives Even a painful life still wants to be life.

But the pain that lurks in every corner of life makes us choose to commit suicide beyond the fear of death. And those who succeed in it are going to cut the strings of time given to themselves, to an unknown world, or to a world of nothingness, or to the next world that may exist.

 

My first attempt to commit suicide was when I was in fifth grade in elementary school.

Half a century after my life was given, I witnessed the death of a loved one I had never received. As soon as her coffin went down into the ground, she jumped on it. Without her, I don't have one.I thought it was.

But life went on regardless of my will. The wounds of burn-in loss often whispered to me to kill myself, and I failed every time after time.

The last attempt was when I was 29, and I haven't carried out suicide since that day.

Words and words that tell the meaning of life were nothing more than language entertainment for me. People who are not persuaded are not persuaded to do anything.

My mother told me after the last suicide attempt. "I just want you to live without a reason." That's my mother's

I still don't know why he answered that question that day, but he said yes. And he's been alive since that day.

 

I'm happy now.

So I hesitated to talk about suicide a little bit about suicide.

 

The reason for life is in life.

The date and time you get it will all be different.

I don't think I can find it because I'm trying, but I think I can find it if I try.

One thing I'm sure of is that the most accurate reason for life is its own unique territory. It's not in poetry or nouns, it's not in philosophy or fiction. It only comes out of its own soul, and for that reason, it's only you who can race your life to the end.

 

I will read the diary of August 17, 2018.

a snowy day I remember my mother sitting by the window saying, "I'm a monologue."

"I'd love to die on a day like today."'

Yesterday was such a day for me.

The fire that was heating the ground calmed down and the cold autumn wind blew on the first day.

Since I came to the world on the beginning of autumn, I thought it would be good to leave the world on the beginning of autumn.

Sometimes. Like yesterday. I think of death again.

 

Yes, it is.

There are still some days I want to die now and then.

 

Why do you have to live to the end of your life?

Why should you be hanging on to the end of your life?

 

Now I know what life means to me.

You can live without knowing.

Like my mother's request. You just have to live without a reason.

 

If anyone's thinking of committing suicide,

I'd like to ask you to live a little more without a reason.

What makes you realize the reason for life?

It's a gift only given to those who have lived their lives.

No date has been set, but I've realized it's like a package that's passed on to me.

 

Suicide is the answer? A story about I'll finish with this.

Posted by 소설읽어주는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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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태어나고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2019.06.24 07: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아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글이네요. 좋은 내용 잘 보고 갑니다

    2019.06.24 18: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한 없이 생각하게 되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삶이 죽음에 더 가까와지는 시점부터는 더 많이, 더 자주 생각하게 되기도 하구요...

      2019.06.25 09:18 신고 [ ADDR : EDIT/ DEL ]
  3. 다소 충격적인 고백이 담긴 글이네요. 담담하게 써 내려가셨지만 얼마나 큰 아픔들이 그 사이사이에 존재했을지~
    어머니의 담담해 보이는 인용구에서도 그 아픔이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힘들지만 잘 살아내고 있으니 저도 이웃님도 모두가 잘 살아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도 즐겁게요~!

    2019.06.24 23: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가는 것이 삶의 한 면이라는 걸 예전에는 몰랐습니다. 언젠가 저를 잃게 될 사람들도 상실감에 고통 받는 시간이 오겠지만 이제는 해줄 말이 있습니다. 인생에 고통이 전부는 아니라는 말 같은 거랄까요.
      방구석미슐랭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06.25 09:33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