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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묵상

더욱 아무것도 아닌 것

https://youtu.be/8P1a4W4fhYE

 

나는 바람의 한가운데에 있고,

어쩌면 나 역시 바람인지도 모른다.

아니, 바람이라고 믿고 싶은 먼지인지도 모른다.

 

나는 몽상가이고,

꿈은 내가 주인인 세상이 아니다.

나는 꿈을 연기하는,

나를 나라고 착각하는,

한 겹의 가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나에겐 아무런 힘도 없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앎이 깊어갈수록,

나는 더욱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간다.

 

나는,

어쩌면,

아마도,

()가 의미 없이 세상을 향해 던진

무의 파편인지도 모른다.

 

나는 무의 파편이고,

영감의 파편이고,

무의미의 파편이다.

 

그렇게 나는 한 조각이다.

무한의 덩어리에서 뜯겨나간

한 조각의 파편이다.

 

나는 파편으로 무한대를 떠돌며

무한대가 품고 있는 모든 것들과 충돌한다.

그 모든 크고 작은 충돌과 충격에 대해

나는 표현할 수도, 쓸 수도 없다.

 

나는 그렇게 멍든 몸과 영혼을 지닌

곧 부서질 파편이다.

 

 

.

쓴 그대로, 무언가 깨달을수록 모르는 게 많고, 사실 다 모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 조물주가 우리의 눈을 우리 내부를 향해 두지 않고, 바깥세상을 보게 만들었을까를 오래 생각했었는데요. 바깥을 보면서, 세상을 보다가, 다시 나를 보면, 나 자신을 다시 정의하게 되고, 조금 더 정교하게 느끼게 됩니다. 내가 작구나. 세상은 크구나. 나는 세상을 알기에는 너무 부족한 시간을 살고,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삶을 마치겠구나.

그런데 그 모르는 것조차도 열심히 쓰고 싶고, 표현하고 싶고, 그리고 나의 표현이 완성될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하고, 완벽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하고. 그렇게 조금씩 나와 세상에 가까워지는 삶을 살아가는 재미랄까요?

나이 드는 것이 영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

 

[Nothing more than nothing]

 

I'm in the middle of the wind,

Maybe I'm also the wind.

No, maybe I'm the dust I want to believe in.

 

I'm a dreamer,

Dreams are not the world where I am the owner.

I play dream,

I think I'm who I am.

I may be just a layer of mask.

 

I don't have any strength.

I am nothing.

As knowledge grows deeper,

I'm becoming more and more nothing.

 

I.

Maybe

maybe

I'm the kind of thing that Nothingness threw at the world without meaning.

I may be a fragment of the unconscious.

 

I'm a fragment of nothing.

It's a fragment of inspiration.

It's a piece of futility.

 

So I'm a piece.

torn from an infinite mass

I'm a piece of debris.

 

I've been wandering about infinity by debris.

It collides with everything that infinity holds.

For all those big and small collisions and shocks,

I can't express or write.

 

I have such a bruised body and soul.

I'm a shrapnel that's about to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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