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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불면인

낭독 일기 #3


올 여름을 뜨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꽤 긴 시간 동안 노동을 멀리하고 살았습니다. 일을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그래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6월 한 달은 새로 오픈한 마트에서 일을 했습니다.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고된 일과를 소화해내다보니 관절과 근육이 비명을 지르더군요.

6월에는 비가 많이 내렸고, 당연히 비를 많이 맞으며 일했습니다.

결국 몸살이 났는데 몸살도 관절통도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춥고 더운 환경에서 비를 맞아가며 일을 계속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일자리를 찾았는데 이번에는 물류센터 일입니다.

조금 더 단순한 노동이고, 고되기는 하지만 비를 피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물류센터에서 오래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몸도 조금 나아졌고, 규칙적인 비번도 생겼으니,

쉬는 날마다 시간을 내서 조금씩 낭독을 이어가보려 합니다.


당신의 요즘은 어떻습니까..? 행복하신가요..?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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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에 쓴 글이네요.

정말 춥고, 정말 더운 여름이었습니다.

성치 않은 몸으로 거대한 분량의 기업물류 일을 해냈다는 게 지금 돌이켜봐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새로 오픈하는 마트는 마트 일만 해오시던 분들도 꺼려하시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시작한 마트 일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하나님의 동행이...


발목과 뒷꿈치, 등 근육 전체에 깊은 내상을 입었습니다.

20톤에서 40톤 가량의 물건을 맨몸으로 나르는 일은 결코 운동 삼아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 이제 완전한 회복 같은 것은 불가능한 나이여서 이 정도로 끝난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2019년 봄이 되었고, 저는 여전히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제는 경비실을 지키는 경비원으로 그 자리에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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