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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최선을 다 해야 하는 이유 최선을 다 하는 삶이 결코 1등을 약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상식이다. 그런데 왜 최선에 관한 격려는 사라지지 않을까? 왜 결과 없는 최선이 계속 강조되는 걸까? 최선이라는 것은, 최선을 다한 사람의 삶에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은 마치 불에 데인 상처를 닮아있다. 최선을 다해본 사람들은, 최선의 결과를 맛본 사람들의 정신에는 '못한다'라는 개념이 자리 잡지 못한다. 최선을 다하며 사는 사람들의 삶은 그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들의 눈에 보이기 마련이다. / [Why do you have to do your best?] To do my best life they never promise first thing is already common sense. So why enco.. 더보기
낭독 일기 #3 올 여름을 뜨겁게 보내고 있습니다.꽤 긴 시간 동안 노동을 멀리하고 살았습니다. 일을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그래서 일을 시작했습니다.6월 한 달은 새로 오픈한 마트에서 일을 했습니다.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고된 일과를 소화해내다보니 관절과 근육이 비명을 지르더군요.6월에는 비가 많이 내렸고, 당연히 비를 많이 맞으며 일했습니다.결국 몸살이 났는데 몸살도 관절통도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춥고 더운 환경에서 비를 맞아가며 일을 계속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그래서 두 번째 일자리를 찾았는데 이번에는 물류센터 일입니다.조금 더 단순한 노동이고, 고되기는 하지만 비를 피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물류센터에서 오래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몸도 조금 나아졌고, 규칙적인 비.. 더보기
[묵상] 지나는 것에 지나지 않는 존재들 / Things that are nothing but passing 인간의 가장 큰 착각이자, 가장 오만한 착각이자, 모든 부질없음을 부르는 욕심의 원천은 아마도 인간 수명에 대한 오해일 것이다. 이곳에서의 매일의 삶을 매순간 낱낱이 피부로 느끼는 우리의 나름 예민한 신경회로 탓일 수도 있다. 존재의 유무는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고, 아무리 긴 시간도 때로는 작은 먼지 알갱이처럼 사람들의 입에 쉽게 오르내린다. 무의미한 의미로 회자되는 과거의 10만년, 100만년 같은, 소리 내자마자 허공에서 수명을 다하는 개념 밖의 단위처럼. 우리는 이곳을 지나는 것에 지나지 않는. 잠시 모양을 갖춘. 몇 줌 흙에 불과할 뿐. 우리가 앞서 이곳을 지나간 사람들을 호흡하며 살 듯, 우리도 곧 대기를 떠도는, 눈에 보이지 않는 흔적으로 사라져갈 것이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 더보기
[묵상] 빅데이터 시대의 가장 빈곤한 데이터 / 기술 정점 시대의 최악의 인성 유사 이래 최고의 테크놀러지를 손에 쥐고 가장 비양심적이고 잔인한 짓들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정신적, 영적 성숙에 관한 테크놀러지에는 관심이 없다. 돈이 안 되기 때문일까? 돈이 최고의 가치인 시대에 정신적 성숙 따위를 주워섬기는 것 자체가 꼰대 사상이기 때문일까? 아무튼 최고의 기술을 손바닥에 쥔 인간들이 얼마나 무지하고 생각 없이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구글도, 삼성도, 정치권도, 아이도, 어른도, 들여다보지 않는다. 엄청나게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엄청난 빅 데이터를 쌓아가는 시대지만, 아무도 노인들의 지혜나 삶에 대한 회한(유언)의 데이터는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모든 지혜들이 스마트폰 배터리 5%조차의 가치도 지니지 못한 채 가난과 고독에 파묻힌 채 사망해간다. 세상을 향해, 자녀를 향해, 자신.. 더보기
불면인 #41 . 인기척 . 꿈 - 목소리 . 조우 인기척 나는 흐르는 물처럼 쉼 없이 움직이고 싶은 사람이기도 했고, 갈 곳 없이 막힌 물처럼 고인 채 썩는 사람이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어이없게도 흐르지도 않고 고이지도 않는 소외된 물기둥이 되어버렸다. 바라는 바가 명확하지 않으면 혼돈과 착오의 시기가 도래한다. 나는 그 사실을 놓치고 있었다. 나는 내 삶에서 조연으로 밀려나있었다. 내 삶인데도 내 삶에서 제삼자가 되어있는 것이다. 마치 해수에 잠긴 듯 짭조름한 습기가 온몸을 뒤덮은 순간, 나는 내 몸의 생존에 꼭 필요한 마지막 숨을 빼앗긴 듯 답답함을 느꼈다. 호흡부전. 죽음이 저만치서 내게로 걸어오고 있었다. 잠결이었지만 나는 그의 발자국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낯설지 않았다. 내 인생의 무늬를 그릴 자격을 박탈당하고 남의 손.. 더보기
[묵상] 나를 찾는 일 나를 찾는 일.나를 아는 일. 나를 찾고 난 후에는?나를 가꾸는 일.무언가에 휘둘리는 내 모습이 아닌,가장 고요하고 맑은 상태의 나를 지키는 힘과,아름다운 나로 성장하려는 노력을 닮는 삶을 살아가는 일. youtube - https://www.youtube.com/channel/UCXbdgLjkg7QQxFqAglMiJ0Q 더보기
[삶] 김진호의 '가족사진'을 들으며 김진호, '가족사진' : https://youtu.be/cS-IiArGmcU 삶을 돌아보게 하는 노래였다.김진호씨의 노래를 들으며 문득 고교시절 합창반 베이스 선배 한 분이 떠올랐다.그분이 무대에 섰다면 김진호씨와 비슷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소리 내는 방법도, 소리 자체도 많이 닮아 있었다. 삶은 질곡이다. 그런데 심지어 연속성 있는 질곡이다.부모에게서 자녀로, 그리고 그 자녀의 자녀로, 또 그 자녀의 자녀의 자녀로. 어린 시절, 어른들이 바보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자식들의 삶은 자식들의 운명대로 펼쳐지도록 내버려두고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부모라는 존재들이 어리석어 보였다. 그런데, 그런데... 이제 내가 그 어리석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어리석은 삶 속의.. 더보기
낭독 일기 #2 시작이 반이라더니 벌써 불면인을 거의 다 읽어 갑니다.요며칠 읽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것 같네요.하지만 글은 있으니 낭독은 나중에 몰아서 하더라도 글은 꾸준히 올리려고 합니다.불면인 다음에는 '미증유의 대지'라는 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불면인보다는 조금 덜 지루한 글입니다. 기대해주세요. . 소설 읽어주는 남자 올림 불면인 유튜브 라이브러리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tvm_vBD_qRYDHX1WUuaadPgQHq5fdTgJ 더보기
[팟캐스트] 부모의 갑질에 대하여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는 천륜으로 만난 관계 속에서조차도 심각한 갑질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만큼은 ‘갑질’의 개념을 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엄연히, 그것도 아주 육중하게 존재한다는 걸 부정하기 어렵다. 남존여비에 근거한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부모들이 많았다.지금은 많이 돌아가셨고, 많이 늙으셨다.오빠와 남동생이 대학에 진학할 때, 딸들은 대학에 가지 못했다. 사실이다.오빠와 남동생이 유산을 받을 때, 딸들은 받지 못했다. 사실이다.늙으신 부모님의 잔심부름을 해야 하는 것은 딸들의 몫이었다.이 모든 일들이 실재로 벌어진 집안들이 생각보다 많다.어쩌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지 모른다.여자와 남자는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공평하지 못했다.그 불공평을.. 더보기
불면인 #40 . 손톱 . 꿈-무인도 손톱 만약 내가 발톱으로 벽을 타야 하는 고양이였다면, 이런 손톱으로는 벽을 타지 못하는 고양이가 되었을 것이다. 빈 껍질로 변한 손톱과 발톱은 이제 체온마저 지니지 않는다. 내 육신을 숙주로 삼은 이 병마는, 나의 머리 가죽을 벗기고, 살가죽을 벗기고, 손톱과 발톱을 벗기고, 귓구멍을 뚫어놓았다. 이것은, 인디언의 살생법도, 몽골 전사들의 고문법도, 일본군의 생체실험정신도 아니다. 그러나 한 몸뚱이 안에서 이 모든 것을 해냈으니 진정 국제적이고 역사적인 고문의 정수라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꿈 | 무인도 계속 모래를 씹고 뱉어냈다.잠에서 깨었다.입속과 목구멍은 바짝 말라있다.사막인가?모를 일이다.사막에도 겨울이 있던가?모를 일이다.입.. 더보기
불면인 #39 . 고요 . 꿈-등반 고요 귓바퀴를 따라 둥글게 귀를 파먹어 들어가던 부스럼이 어느 날부터인가 당연하다는 듯이 귓속으로 기어들어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성냥개비 모서리로 톡톡 쳐서 긁어내면 마른 부스럼 가루가 후드득 떨어졌다. 영근 감처럼 잘도 떨어졌다. 하지만 부스럼이 떨어진 자리에서는 다시 진물이 솟았고, 진물은 귀 바깥으로 흘러내리며 굳거나 귓속으로 흘러들어가서 다시 부스럼을 만들었다. 세상이 조금씩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세상이 조용해진다. 부스럼을 긁어낸 다음 날이면 세상이 조금 더 조용해졌다. 귀머거리가 되어가고 있는 걸까? 좋은 소리 듣기 힘든 세상. 귀머거리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징조는 좋지 않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고요한 세상이라는 것도 꽤 매력이 있으니까. 귀.. 더보기
[삶] 솔선수범하는 이상한 사람 소설수범을 인성의 좋은 덕목으로 이야기하고, 심지어 가르치기도 하면서,솔선수범을 행동에 옮기는 사람을 '이상한 사람'이나 '눈치 보는 사람'으로여기는 이상한 세상. 내가 사는 세상은, 여전히 뭔가 아귀가 들어맞지 않는,아귀가 들어맞는 게 오히려 이상한, 그런 이상한 세상이다. youtube - https://www.youtube.com/channel/UCXbdgLjkg7QQxFqAglMiJ0Q 더보기
불면인 #38 . 야간산책 야간산책 하늘이 부서질 듯 맑고 투명한 밤. 달이 그믐으로 여위어가며 암흑이어야 할 하늘색이 쪽빛으로 빛나던 밤에. 마음이 부유하듯 자꾸 어딘가로 걸음을 옮기는 탓에 어쩔 수 없이 야간 산책을 나선다. 나는 가끔, 아주 가끔, 길 건너편 땅으로 탐험하듯 산책을 나서는데 오늘 밤이 바로 그런 날이다. 차도의 중앙선, 즉 노란 실선 두 줄을 기준으로 이 세상과 저 세상이 갈린다. 차도의 중앙선 위로는 전철이 달리는 고가가 있다. 저 건너편 세상은 유독 밤이 어둡고 인적이 드물다. 검은 골목길을 어두운 밤에 걷는 기분은 뭐랄까. 조금 묘하다. 모두가 잠든 시간일 뿐, 모두가 존재하지 않는 시간은 분명 아닐 텐데, 어두운 밤의 저 세상은 마치 인간은 모두 사라지고 인간의 흔적만 남은 폐허처럼 고요하다. 그곳에는.. 더보기
불면인 #37 . 회귀 회귀 버스 안은 늘 잘 정돈되어 있었다. 뒷좌석 앞에 놓인 2인용 좌석 여섯 개를 떼어내고 두 겹으로 돗자리를 깔았다. 그곳이 우리의 방이었다. 방 앞의 2인용 좌석 네 칸은 모두 책으로 가득했고, 그 앞좌석에는 조리도구들을 두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은 모두 반납일이 지나있었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돌아가고 싶지 않았지만 돌아와야 했다. 우리는 여행을 시작했던 날을 기념하여 구름 자욱한 날을 돌아오는 날로 정했고, 여행을 마치기 전에 바다를 보러가기로 했다. 우리는 아쉬워하고 있었다. 아마도 슬퍼하고 있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여행을 마치는 것을 우리는 자유와의 이별로 여겼던 모양이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슬퍼하고 있었다. 여행이 준 행복이 살과 영혼에 새겨진 탓인지도 .. 더보기
불면인 #36 . 여행 . 꿈-갈매기 여행 딱 체온만큼의 온도로 데워진 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느낌이었다. 편안했고, 평화로웠다. 첫날은 산 아래 개울가에서 보냈다. 돌 사이의 살얼음을 깨고 개울물을 받아 라면을 끓였다. 개울물로 탄 커피도 마셨다. 개울가에 쌓인 눈으로 빙수도 만들어 먹었다. 여행의 시작은 아이들의 소풍 같았다. 하얀 세상에 세워둔 노란색 스쿨버스는 흰 구름 한 가운데에 떠있는 길쭉한 태양 같았다. 우리는 한 곳에서 오래 머물렀다. 겨울 산의 공기는 얼음처럼 차고 맑았다. 선생은 산 공기가 담배보다 맛있다면서 담배 태우는 일에 게으름을 피웠다. 뒷모습은 하루에도 몇 번씩 편지지를 붙들고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여전히 많은 메모를 했다. 우리는 인적이 드물고, 낯설고, 숨겨져 있지만 걸작인 풍경들을 찾아 거처를 옮겼다... 더보기
불면인 #35 . 아베마리아 . 출발 . 꿈-산동네 아베마리아 뒷모습은 38호 수족관 여자와 결혼했다. 새로 사야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새 집과, 새 살림이 있었고,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여자가 있었다. 수족관 사업은 날로 번창했다. 뒷모습은 얼음 나르는 일에 싫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에게는 얼음배달만큼 한가로운 다른 일이 필요했다. 얼마 후,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초등학교 담벼락에 걸려있는 스쿨버스 기사모집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이튿날 이력서를 넣었고, 다음날부터 스쿨버스 기사가 되었다. 학생들에게 뒷모습은 디제이로 불렸다. 그의 스쿨버스에서는 언제나 노래가 울려 퍼졌다. 학생들은 즐거워했고, 그 역시 만족해했다. 뒷모습은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스쿨버스 기사였다.“일하는 동안에도 자유롭게, 그것도 큰 소리로 음악을 들을 .. 더보기
[묵상] 어린 꼰대들의 시대 '꼰대'라는 말은 현재의 4, 5, 60대들이 어린 시절에 완고하고 고집불통인 부모 세대를 비아냥거리던 말이었다. 자기밖에 모르고, 자기 생각이 다 옳고, 자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모든 것을 욕하는 인성에게 붙여진 또 다른 이름이었다.가난도 겪고, 부모에게 매도 맞고 자랐던 현재의 기성세대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매를 아꼈고, 배고프지 않은 삶을 살게 하려고 애썼다. 그 결과는 우습게도 자기밖에 모르는 어린 꼰대들을 양산했다. 부모가 힘들든 말든 자신이 편할 수 있다면 태워다줘야 하고, 부모의 노고를 반추하는 일 없이 자신의 안락을 최고의 우선순위에 두는 인성을 생산해낸 것이다. 히키코모리, 게임중독, 스마트폰 중독... 우리는 이미 많은 것에 우리의 아이들을 빼앗겼다. 사고력을 방해하는 세상의 모든 신기술.. 더보기
불면인 #34 . 얼음배달부 . 꿈-놀이터 얼음배달부 물고기 구경도 조금씩 지겨워지고, 물고기에 대한 명상도 마무리가 되어갈 무렵, 물고기 구경을 하는 데에 적당한 이유를 고민하던 뒷모습은 물고기의 마지막을 돌보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얼음배달부가 되기로 한 것이다. 배달은 하루에 두 번이었다. 그는 리어카에 각 얼음을 가득 싣고 시장을 돌았다. 필요한 집의 좌판에 부려두고 오면 일이 끝난다. 얼음배달이 끝나면 식사를 하고, 물고기 구경을 시작한다. 그는 이제 38호 생선가게의 돌부처가 되었다. 어느덧 상인들은 38호 앞에 앉아 하루를 보내는 뒷모습을 당연하다고 여겼다. 38호의 수족관에는 갈수록 어종이 풍부해졌고, 장사는 갈수록 바닥을 치고 있었다. 장사가 되지 않는 38호 주인을 위해 뒷모습은 관상용으로 물고기를 팔 수 있는 판로를 마련했다... 더보기
[삶] 건선 식단과 스트레스 관리에 관하여 건선. 무서운 병이다.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이 발현된 후에 치료법을 찾는다.상식적으로 인간의 질병을 다스리는 만병 통치약은 음식이며, 그 힘이 발휘되는 현상을 면역력이라고 부른다.건선이라고 해서 특별한 식이요법이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특별한 식이요법은 인터넷을 뒤지면 다 나온다. 대부분 피부 자극과 연관되어 있는 음식류가 먹지 말아야 될 것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사람의 몸에 병이 한 가지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 보통 신장병 환자는 당뇨병을 동반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신장병과 당뇨병은 비슷하지만 다른 식이요법을 지니고 있다. 이런 딜레마는 그저 흔한 풍경이다.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피해야 할 음식은 몹시 간단하다.인스턴트(조미료/공산품/패스트푸드류), 술, 담배, 영양 상태가 고르지 못한 치우친 .. 더보기
불면인 #33 . 수산시장 . 뒷모습의 여자 수산시장 뒷모습은 생애 두 번째 일을 시장에서 얻었다. 얼음을 나르는 일이었다. 뒷모습이 사는 곳에서 버스로 다섯 정거장 거리에 대형 수산물시장이 있었다. 시장과의 첫 만남은 일이 목적이 아니었다. 뒷모습은 추억처럼 샘솟는 육지와 바다의 물고기들을 만나러 갔을 뿐이다. 시장의 물고기들은 그에게 단맛이었고, 동시에 쓴맛이었다. 그리운 모든 물고기를 산 채로 볼 수 없다는 현실이 그에게는 쓴맛이었다. 수족관은 생명으로 채워지고 비워지기를 반복했다. 좌판 위에서는 죽음이 번져나가고 있었다. 그를 그리움 안에서 숨 쉴 수 있게 하는 물고기는 살아서 눈동자가 움직이는 물고기들뿐이었다. 살아서 몸서리치고 파도처럼 우는 물고기만이 그에게 생명이었다. 벌집처럼 빈틈없이 들어서있는 생선가게들은 주인만 다를 뿐 모두 같은.. 더보기